고창 청보리밭
고창을 대표하는 봄 여행지는 단연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는 학원농장이다. 끝없이 펼쳐진 보리밭은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초록빛 파도를 만들고, 그 풍경 안에 사람들의 발걸음과 웃음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매년 4~5월이면 전국에서 사진작가와 가족 단위 여행객이 몰려들며, 나무 데크와 전망대가 잘 조성돼 있어 산책하기도 좋다. 꼭 봄이 아니더라도 초록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날이라면 이곳만큼 좋은 곳도 드물다.
선운사
고창 선운사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봄의 동백, 여름의 짙은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고요한 설경까지. 자연이 사찰 경내를 감싸고 흐르며, 걷는 사람의 발걸음을 천천히 늦추게 만든다. 절집은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된 나무기둥과 기와지붕이 주는 묵직한 고요함이 있다. 선운사 앞 매표소부터 이어지는 숲길은 산책로로도 매우 아름답다. 종교를 떠나 누구든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고창읍성
조선시대 읍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고창읍성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다. 지금도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이며, 여행자에게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풍경을 선물한다. 성벽 위로 올라 바라보는 고창 시내는 다정하고 단순하다. 성 안에는 작은 연못과 돌다리, 그리고 소나무숲까지 조성돼 있어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고창의 일상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곰소염전
곰소염전은 고창 여행의 반전 매력이다. 바다와는 조금 떨어진 평지에 펼쳐진 염전은 빛을 받으면 마치 하얀 유리처럼 반사되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천일염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는 시간대에 방문하면, 소금 산과 작업 중인 마을 사람들의 모습까지 더해져 묘한 리듬감이 느껴진다. 인근 소금 체험장에서는 직접 소금을 담아가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생태 체험 여행지다.
구시포해수욕장
서해 바다의 낙조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구시포해수욕장을 추천한다.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조용하며, 백사장도 넓고 깨끗하다. 무엇보다 저녁 시간 붉은 해가 수평선 너머로 천천히 내려앉을 때, 하늘과 바다가 모두 주황빛으로 물드는 순간은 잊기 어렵다. 근처엔 캠핑장도 있어 하룻밤 머물며 별빛 아래 바다를 듣는 경험도 가능하다. 고창 여행 중 하루쯤은 이 해변에서 느릿한 시간을 보내보는 걸 추천한다.
고창 고인돌유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고인돌유적지는 단순히 역사의 흔적이 아니라, 현재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걷기 좋은 장소다. 드넓은 들판에 점점이 놓인 거대한 바위 무리들이 묘하게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고인돌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고,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에도 어울리는 공간이다.
운곡습지
운곡습지는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고창의 대표 생태보호구역이다. 사람의 손이 덜 닿은 자연을 그대로 걷는 느낌. 나무데크와 숲길이 조화를 이루며, 조용히 걷다 보면 물새, 개구리, 수생식물까지 다양한 생명체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이른 아침 안개가 습지 위로 깔릴 때는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자연의 호흡을 따라 걷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고창 동호해수욕장
사람 많은 해수욕장이 부담스럽다면, 동호해수욕장을 가보자. 한적한 바닷가에 가볍게 의자 하나 놓고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정돈된다. 특히 해 질 무렵 낙조가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시간은 이곳의 백미다. 주변에는 상업시설도 적어 고즈넉한 분위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는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점점 입소문이 나고 있는 숨은 명소다.
신재효 고택
고창은 판소리의 고장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선 말기 판소리 이론을 정립한 동리 신재효의 고택이 있다. 기와지붕과 마당, 낮은 담장 안에 우리 전통의 멋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부 전시관에는 판소리 대본과 유물이 전시돼 있고, 정기적으로 소리 공연도 열린다. 예능이나 다큐에서 자주 다루는 장소는 아니지만, **KBS <문화유산 코리아>**에서 소개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소리와 전통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 고창의 예술혼을 느껴보자.
고창 풍천장어
고창 여행의 피날레는 뭐니 뭐니 해도 풍천장어다. 선운사 인근의 장어거리에는 수십 년 전통의 장어집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에서 자란 장어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풍천 지역 특유의 자연 조건 덕분에 육질이 탄탄하고 고소하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장어 한 점과 마늘, 쌈장, 상추를 곁들이면 말 그대로 고창의 맛이 완성된다. <생활의 달인>에서도 이 지역 장어집이 소개된 바 있을 만큼 맛은 이미 검증됐다.
계절별 추천 코스
봄 추천 코스
고창 청보리밭 → 선운사 동백꽃길 → 신재효 고택 → 풍천장어 저녁
여름 추천 코스
운곡습지 아침 산책 → 구시포해수욕장 해수욕 → 곰소염전 체험 → 캠핑 or 민박
가을 추천 코스
고창읍성 단풍길 → 고인돌 유적지 들판 산책 → 선운사 단풍 → 장어 거리
겨울 추천 코스
조용한 동호해수욕장 산책 → 읍성 둘레길 → 신재효 고택 실내 관람 → 고창시장 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