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에 위치한 금오도(金鰲島)는 그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금(金)’은 빛나는 귀함을 의미하고, ‘오(鰲)’는 거대한 자라를 뜻한다. 실제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의 형상이 마치 큰 자라를 닮아 있어 예로부터 금오도라 불리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보석 같은 섬으로 손꼽힌다.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금오도는 설화와 전설, 민요와 민속놀이가 풍성하게 전해지는 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울창한 숲과 희귀 동식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일반 백성의 입주를 금지하고, 사슴을 수렵하는 사냥터로 사용되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이처럼 금오도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더욱 원형 그대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감성돔을 따라 낚시꾼이 모이는 섬
여수 앞바다의 금오도는 전국의 낚시꾼들이 성지처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최대의 감성돔 산란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감성돔뿐만 아니라 참돔, 돌돔 등 다양한 어종이 어울려 서식하고 있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금오도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빨라 대형 어종이 접근하기 좋아, 바다낚시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일출과 함께 시작되는 낚시는 금오도의 해변 풍경과 맞물려 일종의 명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바다를 등지고, 섬을 마주하며 낚싯대를 드리운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레저가 아니라, 섬과 소통하는 시간이다.
새들의 낙원, 금오도
금오도는 생물학적 가치도 높다. 노랑때까치, 수리부엉이 등 희귀 조류를 포함해 총 35종의 희귀 새들이 자생하는 섬으로, 조류학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봄과 가을철에는 철새들의 이동 경로 중 하나로 이용되기 때문에, 탐조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도 금오도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무심코 숲을 걷다가 들리는 낯선 울음소리, 바위틈에서 갑자기 날아오르는 한 마리의 수리부엉이. 금오도는 도시에서 들을 수 없는 생명의 소리들로 가득하다. 그 소리들은 여행자를 잠시 멈추게 하고, 자연 앞에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금오도 배편
이 모든 풍경과 체험이 기다리고 있는 금오도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금오도는 육로가 닿지 않은 섬이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여수 본섬에서 여객선을 타고 이동하게 된다. 특히 여수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금오도에 이르는 유일한 공식 통로이자, 섬 여행의 서막을 여는 시작점이다.
배를 타고 금오도로 향하는 길은 그 자체로 여행의 일부가 된다. 선착장에서 출항한 선박은 여수 앞바다를 따라 서서히 남면 바다로 진입하고, 멀리서부터 섬의 실루엣이 점점 선명해진다. 금오도에 가까워질수록 바다 색은 더욱 짙고 깊어지며, 섬의 윤곽은 마치 바다 위를 떠다니는 한 마리의 자라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배편 운항의 기본 구조
금오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여수시 남면 방향으로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요 출항지는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이다.
배편은 주로 하루 몇 차례 운항되며, 편도 기준 약 30분에서 40분 정도 소요된다. 날씨와 해상 상황에 따라 운항 시간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수시 공식 관광 홈페이지나 연안여객선터미널에 문의해 정확한 스케줄을 사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관광 성수기에는 탑승객이 몰려 승선권 조기 매진이 자주 발생하므로,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방문할 계획이라면 사전 예약을 권장한다. 일부 선박은 소형 차량도 함께 운송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차량을 가지고 섬을 둘러보려는 여행자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
금오도로 향하는 배를 기다리는 시간 또한,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다가온다.
여수항 주변에는 간단한 해산물 요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식당과 카페들이 마련되어 있고, 부두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섬에 먼저 도착해 있다. 특히 해가 질 무렵, 배를 타기 전의 여수 앞바다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여행의 시작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가족 단위 여행자라면, 승선 전 부두 근처의 수산시장이나 미니 해양박물관을 잠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금오도로 들어가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다. 여수시 중심부에 위치한 이 터미널은 금오도를 비롯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여러 섬으로 향하는 주요 해상 관문 역할을 한다.
주차장은 넓고, 주변 편의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어 자차 이용객들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매표소는 1층에 위치해 있으며, 출항 약 30분 전까지는 티켓 수령 및 탑승 절차를 마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 기간에는 여객선 이용객이 몰리는 만큼, 사전 예매 또는 조기 도착이 안전하다.
여객선 시간표와 요금

금오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거문도·금오도 항로’에 포함되어 있으며, 운항 횟수는 계절과 요일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하루 2~3회 정도 운항하며, 1회 운항에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내외다.
요금은 성인 기준 약 10,000원대 후반에서 15,000원대 초반이며, 도선료와 유류할증료가 포함된 실시간 요금은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차량 선적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차량 크기에 따라 요금이 크게 달라지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또한 현장에서는 신분증 제시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여권 등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
금오도에서 내리는 항구 – 함구미항과 우학항
금오도에는 대표적으로 두 곳의 항구가 있다. 바로 함구미항과 우학항이다.
여객선의 대부분은 함구미항을 기준으로 입출항하지만, 특정 노선이나 시간대에는 우학항을 경유하거나 종착지로 삼는 경우도 있다.
함구미항은 금오도 여행의 중심지로, 대부분의 숙소와 식당, 자전거 대여소가 이 항 주변에 모여 있다. 특히 비렁길 트레킹 코스를 시작하거나,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기에도 가장 편리한 위치다.
우학항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강하며, 섬의 동쪽이나 남쪽 구간으로 트레킹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추천된다.
비렁길
금오도를 찾는 이들의 많은 수는 ‘비렁길’을 걷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비렁길은 금오도의 해안을 따라 이어진 트레킹 코스로, 그 이름 그대로 벼랑(비렁) 위를 걷는 길이다. 해안 절벽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지리산이나 설악산 못지않은 장관을 선사한다.
특히 제3구간(함구미~두포)은 걷는 재미와 풍경의 조화가 가장 뛰어나며, 체력 부담도 크지 않아 많은 이들이 이 코스를 선택한다. 걷는 데 약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며, 중간중간에는 쉼터와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길은 마치 섬 전체가 하나의 힐링 명상 코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낚시와 자전거
금오도는 감성돔 산란지로 잘 알려져 있어, 전국의 낚시 애호가들이 몰리는 섬이기도 하다. 함구미항 주변에는 낚싯대 대여점과 낚시용품점도 있으며, 간단한 배낚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민들도 있다. 낚시에 관심이 있다면, 사전 예약 없이도 현장에서 장비를 빌려 여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자전거 여행도 이 섬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해안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고 경사도 심하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여행자들도 많다. 여객선 터미널 근처 자전거 대여소에서 1일 기준 10,000원 내외의 금액으로 대여 가능하다.
꼭 알아두면 좋은 실전 팁
• 배편은 네이버에서 ‘금오도 여객선 시간표’ 검색 시 실시간 확인 가능
• 날씨가 흐린 날은 결항 가능성도 있으므로 전날 저녁이나 당일 아침 터미널로 문의 추천
• 차량 탑승객은 배 도착 최소 1시간 전에 도착해 차량 승선 대기 줄을 서야 함
• 섬 내에는 대형 마트가 없으므로, 여수에서 생필품과 간단한 간식은 미리 준비
• 현금 결제만 가능한 점포도 있어 만약을 위해 소액 현금 소지 권장
금오도로 향하는 여정
빠르게 다가갔다가 빠르게 돌아오는 여행보다,
금오도처럼 바다를 건너 도착하는 섬은 도착 그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배편을 타는 과정, 항구에 내리는 순간의 설렘, 그리고 섬의 공기와 마주하는 첫걸음.
모든 것이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내던 시간의 속도와 감정의 여유를 되찾게 하는 여행이죠.
누군가에게 금오도는 ‘낚시의 천국’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비렁길에서의 사색’이 남는 곳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늘 한 장의 선표와 작은 배 위에서 시작된다는 점은 모두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