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근 개막한 론뮤익(Ron Mueck) 전시회는, 단순한 현대미술 전시 그 이상을 선사합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조각들, 설명 없는 작품 속에 관람객 각자의 해석이 펼쳐지는 공간, 그리고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조용한 순간들을 느끼게 합니다. 론뮤익 전시회 예매 안내와 작품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론뮤익 전시회 예매 전시 기본정보
- 전시명: 론뮤익 개인전 (Ron Mueck)
- 기간: 2025년 4월 11일(금) ~ 7월 13일(일)
- 장소: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5,6 전시실
- 운영시간:
- 월, 화, 목, 금, 일: 10:00 ~ 18:00
- 수, 토(야간개장): 10:00 ~ 21:00
- 입장료:
- 일반 5,000원
- 수·토요일 야간(18시 이후) 무료
- 만 24세 이하, 대학생, 만 65세 이상 무료
-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예매는 온라인으로 미리 할 수 있으며, 현장 구매도 가능합니다.
저는 온라인에서 예매하고 다녀왔지만, 당일 현장 예매도 꽤 많아 보였어요.
이번 론뮤익 전시는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국립현대미술관의 공동 주최로 열리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진행된 전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2025년 4월 11일에 시작해 7월 13일까지 진행되며, 서울관의 5전시실과 6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야간 개장이 이뤄지며, 오후 6시 이후에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만 24세 이하의 청년, 대학생, 그리고 만 65세 이상의 관람객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접근성도 높습니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리얼한 인물 조각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작품은 ‘마스크 II’였습니다.
잠든 듯 두 눈을 감고 있는 남성의 얼굴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사실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느 순간 눈을 뜨고 말을 걸 것만 같았고, 그 앞에 선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숨을 죽이고 감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반전은 뒷면에 있었습니다. 텅 빈 구조로 만들어진 이 조각은, 리얼함이 주는 묵직한 현실감과 동시에 허구와 공허함을 상징하는 듯한 구조였습니다.
작품을 바라보며, 사회적 역할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때로는 비어 있는 내면을 숨기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질문이 스며들었습니다.
감정이 담긴 얼굴, 말을 걸 듯한 시선
‘나뭇가지를 든 여인’은 작품 속 인물이 짊어진 짐보다 그녀의 표정에서 전해지는 감정이 훨씬 더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녀는 마치 울음을 참는 듯한 얼굴로 조용히 관람객을 바라보았고, 관람하는 제 자신조차 말을 아끼게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조각이 아닌, 감정을 시각화한 하나의 살아있는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같은 전시장에서 만난 ‘치킨/맨’은 반대로 유머러스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이 공존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노인과 닭이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면서도 진지하게 구성되어 있어, 전시 속에서도 숨겨진 유희적 장면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압도적 스케일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침대에서’였습니다.
거대한 여성의 조각이 누워 있는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높은 천장을 가득 채울 만큼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합니다.
멀리서 보면 조용하고 무표정한 여인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녀의 시선과 숨결에서 삶의 이야기가 느껴졌습니다.
론뮤익의 작품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 형상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관람자는 그저 고요히 서서 그의 인물들이 던지는 질문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평범함 속의 낯설고도 깊은 울림
‘쇼핑하는 여인’은 현대인의 일상을 가장 리얼하게 담아낸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아이를 안고 양손 가득 장을 본 여인의 모습은 흔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녀의 표정은 무표정 속에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습니다.
지친 엄마의 얼굴, 아이를 바라보는 무언의 책임감, 그리고 우리가 매일 지나쳐버리는 감정의 결들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젊은 연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까이 붙어 있는 남녀의 모습은 친밀해 보이지만, 여인의 표정은 어딘가 멀어 보였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복잡성과 관계 속 거리감을 동시에 조명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죽음에 대한 현대적 질문, ‘매스(Mass)’
전시의 마지막 즈음에서 만난 작품 ‘매스(Mass)’는 관람객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겨줍니다.
100개의 두개골을 거대한 벽처럼 쌓아 만든 이 작품은, 단순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둘러싼 우리의 무감각과 집단적 인식을 질문합니다.
전시장 안에서 많은 이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고, 그 사이사이에서 묘한 긴장감과 생각의 조각들이 오고 갔습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구조물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너무 쉽게 소비하는 우리 문화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조각가의 손끝에서 생명이 시작되는 순간
이번 전시에서는 고티에 드블롱드 감독이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상도 함께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13개월간 작가의 작업실을 기록한 영상에서는 론뮤익이 실제로 조각을 만들고 세세한 디테일을 다듬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작품 그 자체뿐 아니라 작업의 과정과 시간까지 함께 마주하는 경험이 가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