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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기행 영주 배우 신은경 순흥소머리국밥 너른마당 곰탕과닭계장

by 최신 이슈 정보 2025. 4. 23.

백반기행 경북 영주

출처=tv chosun 백반기행

KBS 백반기행 292회, 배우 신은경이 찾은 도시는 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 아래 펼쳐진 이 고장은, 그 이름만으로도 고요하고 따뜻한 느낌을 전해주는 곳이다. 자연과 전통, 시간이 어우러진 영주에서 이번 회차는 ‘소백산 영주 밥상’을 주제로 펼쳐졌다. 흔히 먹방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자극적인 맛의 향연을 떠올리기 쉽지만, 백반기행은 그보다 한 뼘 더 깊은 이야기를 담아낸다. 식재료의 뿌리, 지역의 숨결, 사람의 손맛이 어우러진 진짜 밥상을 통해 우리는 한 도시의 정서를 느끼게 된다. 특히 이번 영주편은 마치 어릴 적 친척 집에서 얻어먹는 따뜻한 한 끼 같은 편안함을 안겨줬다.

순흥소머리국밥으로 시작된다

출처=tv chosun 백반기행

첫 번째로 신은경이 찾아간 곳은 영주시 순흥면의 소머리국밥집이었다. 비 오는 날 아침,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소머리국밥 한 그릇이 이곳의 하루를 연다. 겉보기엔 오래된 시골 국밥집처럼 보이지만, 30년 넘게 묵은 육수 속에는 시간이 쌓은 맛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진하게 우려낸 국물은 잡내가 없고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신은경도 국밥 한 숟갈에 “속이 다 풀리는 것 같아요”라며 연신 감탄했다. 다데기를 푼 후의 국물은 조금 더 깊고, 뒷맛이 고소하다. 순흥의 한적한 풍경과 맞닿은 이 집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순흥 사람들의 ‘든든한 아침 습관’ 같은 공간이었다.

너른마당 청국장

출처=tv chosun 백반기행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영주시 구성로에 위치한 너른마당. 외관은 깔끔하면서도 소박한 한옥 느낌이고, 실내에는 정갈하게 정리된 상차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집의 메인 메뉴는 청국장 정식. 청국장을 메인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밑반찬들이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구성이다. 청국장은 특유의 발효향이 강하지 않고, 입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맛이 인상적이다. 짭짤함보다는 담백한 단맛이 감돌며, 입안에 오래 머물지 않고 사라진다. 그래서일까, 밥이 유난히 자꾸만 당긴다. 신은경은 “이건 매일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요”라며 흰밥 한 공기를 금세 비워냈다. 특히 이 집의 묘미는, 채소 위주의 밑반찬들. 직접 농사 지은 나물과 계절 채소들이 고루 등장하고, 음식 전체가 자극적이지 않아 속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을 준다. 가게 사장님도 “청국장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맛을 많이 낮췄어요”라고 전했다. 그 진심이 접시마다 느껴졌다.

육즙 가득한 고기의 유혹, 갈비살과 닭계장

출처=tv chosun 백반기행

세 번째는 다소 이색적인 조합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름부터 궁금증을 자극하는 ‘곰탕과닭계장’이라는 식당. 영주시 구성로330번길에 위치한 이 집은, 이름처럼 곰탕과 닭계장이 메인일 것 같지만, 진짜 인기 메뉴는 바로 ‘갈비살’과 ‘양념갈비살’이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놓인 고기는 두툼하면서도 촉촉하다. 한입 베어물면 결결이 씹히는 식감과 고기의 진한 풍미가 입 안을 가득 메운다.
고기를 먹은 후 이어지는 메뉴는 닭계장. 보통 맵고 진한 맛을 기대하게 되지만, 이곳의 닭계장은 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맑은 국물에 가까운 스타일이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국물은 구수하고, 닭고기도 부드럽게 풀어져 있어 고기를 먹은 후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이하게도, 이 집은 평일과 주말의 브레이크 타임이 구분되어 있으며, 식사 시간대가 분명하다. 고기의 익힘 정도를 세심히 조절하는 만큼, 음식이 나오는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으니 넉넉한 마음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소백산 아래 펼쳐진 밥상의 진심, 풍기 인삼과 더덕의 향연

출처=tv chosun 백반기행

영주는 예로부터 인삼과 더덕으로도 이름난 고장이죠. 특히 풍기 인삼은 국내 인삼의 대표주자로 손꼽힙니다. 백반기행에서도 소개된 풍기 인삼정식집에서는 구수한 인삼정과, 부드럽게 조려낸 인삼 무침, 그리고 인삼 튀김까지 — 인삼을 색다르게 풀어낸 한 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인삼 솥밥.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솥밥 위에 인삼이 송송 얹혀 있고, 은은한 향이 밥알 사이사이 배어 나옵니다. 뚜껑을 열자마자 퍼지는 향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맛. 이 밥 한 그릇에는 단순한 영양을 넘어, 영주 사람들의 손맛과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더덕 무침 역시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매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인 더덕은, 잘 익은 고추장 양념과 버무려져 숟가락이 멈추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골목 안 숨은 찐 맛집, 어르신들의 단골을 찾아서

출처=tv chosun 백반기행

영주는 화려한 관광지보다 정감 있는 골목 안 맛집이 오히려 더 많은 지역입니다. 제작진이 어렵사리 찾아낸 어느 소머리국밥집은, 외지인보다는 동네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진짜 ‘단골 맛집’이었습니다.

이 집 국밥은 맑고 진한 국물로 이름나 있었는데, 한우 소머리를 오래도록 우려낸 육수에 사골의 깊은 맛까지 더해져 깔끔하지만 묵직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방송에서도 신은경 씨는 “한 숟가락 먹자마자 온몸에 기운이 도는 느낌”이라며 감탄했고, 함께 앉은 노부부는 “이 집 국밥 먹고 겨울을 버틴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죠.

특히 감동적인 장면은, 국밥을 함께 나눠먹던 동네 어르신들이 "이게 백반이다"라고 말하는 대목. 밥 한 그릇에 담긴 영주의 정, 그리고 오래도록 지켜낸 맛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전통의 맛

‘백반기행’이 단순히 지역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번 영주 편을 통해 다시금 증명됩니다. 여기는 그저 맛있는 밥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마주 앉아 마음을 나누는 자리인 셈이죠.

신은경 씨는 마지막으로 “맛있는 음식보다 이 음식을 나눠주는 사람의 온기가 더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대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아마 고개를 끄덕였을 겁니다.

도시의 분주함 속에 살다 보면, 백반처럼 따뜻하고 소박한 식사 한 끼가 얼마나 귀한 경험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데요. 영주의 밥상은 바로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백반기행이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이기도 하죠.